유리벽에 갇히다.
아주 아주 온 힘을 다해 끈을 부여잡고 있다.
이성의 끈을.
한 때 잠깐 온 집안 문을 잠그고 가스를 틀어놓아볼까, 한강다리 위에 나도 떠나간 이들처럼 서볼까
하는 아주 잔인하고 무섭고 엉뚱한 생각이 스쳐갔다.
정말 꼭꼭 부여잡지 않았다면
긍정적이지 않은 성격이었다면
엄마가 아니라면
동생이 아니라면
어쩌면..
놓았을지도…
버럭 화를 내고, 울고, 본질은 없고 껍데기만 중요하게 여기고, 아무렇지 않게 놀아나고
마음가는데로, 지금 되는데로, 살고 싶은 욕구가 그 어느때보다 시도때도 없이 불쑥 내 안에서
치고 올라온다.
놓쳐버리면. 조금이라도 긴장이 빠지면.
아마 걷잡을 수 없을지도.
근데 버겁다. 24시간 쉬지않고 이성의 끈, 정신의 끈,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게.
한번쯤 다 놓고 싶은데 다 놓으면 혼자 있는 내가 뭘 할지 몰라서.
누구라도 있으면 다 놓아버리고 다 내보이고 다 토해내고 회복할텐데.
지금 내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적인것만 같고 나를 향해 의심과 하찮음의 시선을 갖고 있고
모든 것을 보듬어 줄 만큼 가깝지 않다고만 느껴지기에.
혼자서 끌어안고, 자리가 없어도 끌어안고 가야겠지. 그래야겠지.
그래야하나? 꼭? 누구없나요? 누가..누가..아무 편견없이 있는그대로 나를 받아들여줘..
나 혼자 유리벽에 갇힌 기분이야..
